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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이 작품은 고대 무어인의 아치형 입구 안 어둡고 질감이 느껴지는 그림자 속에서 신비로운 세계를 불러일으킨다. 세월에 닳아 흐릿해진 석조 아치는 정교한 장식이 되어 있지만 어둠의 베일에 가려 메인 포커스가 되며, 반원형의 관문을 통해 역사적 울림이 가득한 공간으로 관람자를 안내한다. 아치 주위에는 희미한 빛이 부드럽게 흘러내려 조용히 대화하는 몇 명의 인물이 비치는데, 그들의 모습은 어두운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작가는 명암 대비 기법을 훌륭히 구사하여 짙은 그림자와 따뜻한 빛의 부분을 대조시켜 친밀함과 영원을 느끼게 한다.
갈색, 황토색, 연한 크림색을 기본으로 한 채색은 존경과 사색의 기운을 자아낸다. 구성은 시선을 내부로 끌어당겨 신성한 아치 틀을 통과해 그 너머 어두운 공간으로 인도하며, 스페인 이슬람 과거와 무어인의 영향을 받은 톨레도 건축의 유산을 암시한다. 감정적으로는 고요한 내성의 분위기를 자아내며, 인물들은 각자의 세계에 몰두해 있고 빛과 그림자의 질감은 사라진 시대와 문화의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