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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이 매혹적인 흑백 판화는 성경의 평화로운 한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한 여성이 돌로 된 우물 옆에 서서 큰 물항아리를 어깨에 우아하게 올리고 있습니다. 그녀의 옷자락은 부드럽게 흐르며, 울퉁불퉁한 땅 위에서 차분한 위엄을 자아냅니다. 배경에는 양 떼 사이에 앉아 있는 목자가 지팡이를 어깨에 지고 수평선을 사색하듯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늘에는 구름이 풍성하게 그려져 있어 구도에 깊이와 분위기를 더합니다. 세밀한 선과 음영 처리로 빛과 그림자의 미묘한 조화를 이루어 인물과 풍경에 입체감을 부여합니다.
구도는 관람자의 시선을 우물가의 여성에서 목자와 양 떼로 자연스럽게 이끌며, 조용한 긴장감과 기대감을 담은 이야기의 한 순간을 불러일으킵니다. 단색 팔레트는 시대를 초월한 명상적 분위기를 강화하며, 판화 기법의 뛰어난 솜씨를 보여줍니다. 섬세한 교차선 처리와 미묘한 명암 변화가 이 정적인 장면에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이 작품은 인내, 노동, 목가적 삶의 주제를 담아 광활한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두 인물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