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섬세한 수채화와 잉크 드로잉은 관람자를 18세기 영국의 마을로 안내한다. 장엄한 캔터베리 서문이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고, 주위에는 목조 가옥과 부드럽게 흐르는 해자가 자리해 있다. 부드럽고 따뜻한 갈색, 황토색, 회색 톤이 평온하면서도 약간의 향수를 자아내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섬세한 선묘는 나무와 돌의 질감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고요한 마을의 삶을 떠오르게 한다.

건물들의 배치는 공간을 아늑하고 가까이 느껴지게 하며, 인간의 거주지와 중세의 성곽 간 상호작용을 강조한다. 전경에서 한 인물이 앉아 있는 여성에게 손짓하는 모습은 이야기성을 더하는데, 이는 일상의 짧은 대화나 소식 전달일지도 모른다. 음영 처리도 섬세하고 효과적으로 깊이감을 주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우뚝 솟은 성문은 방어와 역사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변화 속에서도 계속되는 시간성을 아름답게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