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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잔잔한 강 위에서 작은 평저선이 조용히 미끄러지듯 떠 있다. 흐린 하늘의 부드러운 반영 위에서 물결은 고요하게 일렁이고, 붓터치는 부드럽고 질감 있게 표현되어 몽환적인 사실주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세피아 브라운, 부드러운 오커, 차분한 녹색 등 자연스러운 가을 톤이 서로 어우러져 친근하면서도 광활한 느낌을 준다. 화폭 양쪽의 짙은 나무 그림자가 시선이 먼 안개 낀 건물 실루엣으로 점차 집중되도록 이끈다. 작은 배에는 두 명의 인물이 있는데 세세한 묘사는 생략됐으나, 그들은 고독과 자연과의 조용한 교감을 담아낸다.
이 작품은 인상파의 즉흥적 붓질과 자연 관찰의 섬세함이 조화를 이루며, 수면은 느리고 거의 정지한 강물의 움직임을 가로로 느슨하게 그려냈다. 하늘의 옅은 구름은 다가오는 기후 변화나 시간의 흐름을 암시한다. 이 작품은 쓸쓸하면서도 평온한 정취를 띠어 강물의 조용한 물소리와 가을 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릴 듯하다. 유럽 풍경화 전통과 연결되어 빛과 그림자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며, 고요한 아름다움 속에 깊은 사색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