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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이 평화로운 판화는 전통적인 일본 사찰 풍경 속에서 나무 사이로 비치는 부드러운 햇살을 포착한다. 층층이 쌓인 지붕과 정교한 조각으로 장식된 주홍빛 기둥들이 시선을 깊숙이 인도하며, 전통 의상을 입은 인물이 등 돌려 서 있어 사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와세 하스이의 목판화 기법은 섬세하면서도 정교한 선과 미묘한 색조 변화에서 빛나며, 돌과 나무, 나뭇잎의 질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푸른색과 녹색 음영이 사찰의 전통 붉은색과 조화를 이루며 자연과 인공물의 평화로운 공존을 표현한다.
구성은 전경의 그늘진 처마가 자연스런 프레임 역할을 하며, 관객의 시선을 사찰 건물 쪽으로 자연스레 이끈다. 이 작품은 20세기 초 일본이 급변하는 근대화 속에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자 했던 시기, ‘신판화’ 운동의 일환으로 전통 우키요에 기법과 서양 미술 감각이 어우러진 독특한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