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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이 음산한 에칭 작품은 음울한 기운과 신비로움이 감도는 어두운 장면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전경에는 거칠고 표현력 있는 선으로 그려진 인물이 누워 있으며, 육체와 그림자의 경계가 모호하다. 인물은 'Nada'(무)라고 쓰인 종이를 쥐고 있는데, 절망과 존재의 허무함을 상징한다. 주변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유령 같은 머리들이 어둠 속에 떠다닌다. 촘촘한 구성과 강렬한 명암 대조가 이 신비롭고 심리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강조한다. 흑백의 단색 팔레트는 대조와 질감의 세밀함을 통해 속삭이는 두려움과 손에 닿을 듯한 슬픔을 전한다.
이 작품은 깊은 우울과 허무함을 불러일으키며, 사회적 혼란과 개인적 고통을 겪던 시대의 정서를 반영한다. 고야의 전형적인 기법으로, 대담하고 거칠면서도 인간 영혼의 어두운 면을 포착한다. 이 작은 작품은 어둠과 침묵의 애수를 압축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허무와 절망의 메아리에 직면하게 한다. 간결하지만 강렬한 이미지로 무(無)와 상실에 대한 깊은 명상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