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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이 인상적인 드로잉은 누더기를 걸친 거지가 간소한 바퀴 달린 수레에 앉아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느슨하고 표현력 있는 선들을 사용해 움직임과 동시에 날것의 연약함을 전달합니다. 넓은 챙 모자를 쓰고 수염이 덥수룩하며 낡은 옷차림의 모습이 고난을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수레 바퀴의 디테일이 구성의 중심을 이루며, 바퀴살이 정교하게 그려져 흐릿하고 희미한 사람의 모습과 강한 대조를 이룹니다. 하단의 스페인어로 적힌 부드러운 필체는 ‘Mendigos que se llevan solos en Bordeaux’라고 적혀 있으며, 역경 속에서도 스스로 움직이는 존재임을 암시합니다. 부드러운 연필 혹은 목탄 사용으로 미묘한 음영과 흐릿한 분위기를 조성해, 인물의 덧없고 연약한 존재감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