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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이 작품은 피터 브뤼겔이 16세기 유럽의 도덕적 관점을 바탕으로 그린 ‘나태’라는 일곱 가지 죄악 중 하나를 독특하고 초현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복잡한 구도 속에서 다양한 인간형과 동물, 기이한 기계장치들이 어우러져 꿈속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단색의 섬세한 선묘와 해칭 기법으로 풍부한 상징성과 풍자를 담아냈다. 가까이서 보면 거의 인간과 동물을 혼합한 존재들이 느릿느릿 무기력하게 누워 있거나, 이상한 기구에 얽혀 있거나, 유유자적 풍경을 떠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나태함과 무기력을 예술적 감각으로 잘 전달한다.
브뤼겔은 혼란스럽지만 조화로운 구성을 통해 느릿느릿 이어지는 길과 유연한 건축물이 하나의 게으름 미궁을 만든다. 배경의 거대한 시계는 시간 낭비를 비꼬며, 괴상한 짬뽕 생물들이 상징성과 해학을 더한다. 음울하지만 과하지 않은 색조가 나태의 어두운 본질을 강조한다. 이 작품은 16세기 유럽 회화 전통 속에서 도덕적 교훈을 담는 동시에 기발한 상상력으로 관람자를 강렬한 인간성 성찰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