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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짙푸른 밤하늘 아래, 잔잔한 달빛이 해변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다. 둥근 보름달이 조용한 바다 위에 반영되며 길게 빛의 줄기를 만들고, 모래사장에 두 사람과 작은 개가 함께 서 있어 고요한 순간을 나누고 있다. 저 멀리 섬과 작은 언덕들이 어두운 윤곽으로 보이며, 해안가에는 희미한 불빛들이 반짝여 밤의 평온함을 떠올리게 한다. 목판화 특유의 섬세한 색감 그라데이션과 정교한 질감 표현이 돋보이며, 파도와 모래, 풀의 질감까지 세심하게 묘사되어 있다.
구성은 넓게 펼쳐진 수평선을 강조하며 평화롭고 광활한 느낌을 전달하는 한편, 인물들은 이야기성을 더해 조용한 동행과 자연 속의 소박한 행복을 상상하게 한다. 1930년대 일본 신판화 운동 시기의 작품으로, 전통적인 우키요에 기법과 현대적인 감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자연미의 찬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