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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이 음산한 판화는 병상에 누워 있는 남성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는 듯한 당나귀 머리의 기이한 인물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래에 새겨진 “De que mal morira?”라는 스페인어 문구는 “어떤 병으로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죽음에 대한 존재론적 두려움을 고조시킵니다. 날카롭고 표현력 있는 선과 짙은 명암의 사용은 빛과 그림자의 대조를 통해 음침하고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하며, 좁은 구도가 관객의 시선을 병상 위 두 인물에게 집중시킵니다.
흑백 위주의 색상은 어둡고 무거운 흑과 회색을 주로 사용하여 불길한 느낌을 강화하며, 마치 악몽과도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당나귀 머리를 한 인물은 어리석음을 상징하며, 작가는 이를 통해 당시 사회의 부패와 인간의 어리석음을 풍자합니다. 이 작품은 19세기 초 스페인 사회의 모순과 부패를 드러낸 ‘로스 카프리초스(Los Caprichos)’ 연작의 일부로, 생명의 연약함과 운명의 냉혹함을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