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로 돌아가기

작품 감상
이 고요한 목판화는 부드러운 눈보라 속 강가의 평화로운 풍경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눈에 덮인 지붕과 어두운 건물의 윤곽이 뚜렷하게 대비를 이루며, 부드러운 황혼 하늘 아래 눈송이가 조용히 내리고 있습니다. 반짝이는 눈과 건물들의 반영이 담긴 물결은 차가운 파랑과 부드러운 회색을 주된 색조로 하여 차분하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세로 구도와 정교한 눈의 질감 표현은 겨울 저녁의 고요함을 깊이 느끼게 하며, 흩날리는 눈송이가 마치 손에 잡힐 듯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작가는 빛과 그림자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단단한 목조 건축물과 부드러운 눈의 대조를 훌륭히 표현했습니다. 고전적인 우키요에 기법을 사용하면서 평면적 구도, 명확한 선, 세밀한 색상 그라데이션으로 시간의 순간을 얼어붙게 하여 고요하면서도 외로운 감정을 전달합니다. 1934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전통 일본 미술과 현대 세계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며, 자연과 인간 공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일깨워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