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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이 목판화는 전통 일본 성곽 안의 비 오는 풍경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거대한 석축과 하얀 회벽 건물이 공간을 정의하며, 긴 비줄기가 어두운 하늘과 대조를 이루어 빛납니다. 젖은 땅에는 건축물과 인물이 반사되어 깊이감과 유동감을 자아냅니다. 노란 비옷을 입은 외로운 인물이 문 근처에 서 있고, 전경에는 전통적인 우산을 쓴 세 사람이 모여 있습니다. 현대적인 비옷과 전통 복장이 어우러져 문화의 연속성과 변화를 상기시켜 줍니다.
섬세한 선묘와 회색, 파랑, 흙빛을 주로 사용한 차분한 색조로 구성된 이 작품은 20세기 초 일본 목판화에서 현실감과 양식화가 뛰어나게 조화를 이룹니다. 석축의 질감은 견고함을 전달하고, 비와 물 흐름은 덧없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감정적으로 고독과 내성을 불러일으키지만, 자연과 인간의 존재가 어우러진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다이쇼 시대에 제작된 이 작품은 카와세 바스이 등 작가들이 전통 기법과 현대 경치를 융합한 신판화의 전형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