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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이 섬세한 목판화는 초여름 갑작스러운 소나기 속 강의 고요하면서도 역동적인 분위기를 포착했습니다. 구도는 전경에서 전통 우산을 쓴 인물에서부터 정박된 여러 작은 배와 한 척의 선상 가옥, 그 안의 사람까지 시선을 끌고 나아가 잔잔한 물결 너머 멀리 나무가 우거진 강둑으로 이어집니다. 세로로 그려진 빗줄기는 마치 관람객 바로 앞에서 내리고 있는 듯 정밀합니다. 사용된 색조는 차갑고 청명한 푸른색과 녹색을 주로 하며, 미묘한 음영 차이가 비 오는 날의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화가는 그림자 표현과 색층 쌓기를 통해 질감과 깊이를 살렸고, 물 위 반사는 살아 움직이는 듯하며, 반면 멀리 있는 풍경은 정적으로 대비를 이룹니다. 이 작품은 전통 우키요에 기법과 서양 사실주의 및 분위기 표현을 융합한 신판화 운동을 대표하며, 아름다움과 약간의 쓸쓸함을 담은 깊이 있는 사색적 장면입니다.